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영화속 ICT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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컴퓨터로 영화를 그린다

다양한 국내 VFX 기술

전문
한때 할리우드 영화의 현란한 CG는 ‘넘사벽’이었습니다. 하지만 우리나라도 어느덧 IT강국으로 성장해 다양한 VFX기술들을 보유하게 됐습니다.

1980년대 방송사가 주도하던 CG, 1990년대 중반부터 도약

국내 CG의 역사는 1980년 말, 컬러 방송의 개시와 더불어 시작되었습니다. 당시 KBS, MBC가 자막 처리를 위해 문자 발생 장비 즉, 캐릭터제너레이터(CG : Character Generator)를 수입해 운용, 국내에 소개했습니다.
PC용 소프트웨어의 보급이 확대된 1990년대에 들어서면서 방송사가 선도하던 국내의 컴퓨터그래픽스 분야에 수많은 CG프로덕션들이 탄생하기 시작했습니다. 이즈음부터 국내 영화와 CG가 결합하면서 큰 도약을 이루기 시작했습니다.

구미호부터 국가대표까지

(좌) <구미호>에서는 한 이미지가 다른 이미지로 합성 변형되는 모핑기술이 적용됐습니다.
(우) <태극기 휘날리며>의 전투 씬에서는 많은 엑스트라를 대체하기 위한 디지털 복제기술이 적용됐습니다.

한국영화 CG의 실질적 기원은 모핑기법을 처음 적용한 영화 <구미호(1994)>라고 할 수 있습니다. 이후 답보상태에 머무르던 VFX기술을 한 단계 발전시킨 영화는 <태극기 휘날리며(2004)>입니다. 200~300명의 엑스트라만 동원해 수만 명의 중공군이 쳐들어오는 장면과 피난 장면을 만들어냈습니다. 영화에서는 단 5분이었지만, 이 신을 완성하기 위해 약 5개월이 걸렸다고 하네요. 엑스트라를 사용하지 않고 디지털로 복제해 낸 것입니다. 예를 들어 전쟁영화의 한 장면에 1만 명 이상이 등장 할 경우 그 당시 시대 흐름에 맞춘 의상과 소품을 갖춘 엑스트라 1만 명이 있어야 하죠. 당연히 천문학적인 제작비가 들겠죠. 실제로 영화 <클레오파트라> 제작자는 나중에 이 때문에 쫄딱 망했다고 합니다.

정우성, 김태희 주연의 판타지 무협영화 <중천(2006)>은 100% 국내 CG 기술로 만들어져 화제가 됐습니다. 약 2년간 작업을 통해 완성된 이 영화는 할리우드 블록버스터에 비교해도 손색이 없는 CG를 보여주었습니다. ETRI는 중천부터 실제 영화배우를 대신할 가상 영화배우 ‘디지털 액터 기술’을 선보였습니다.

(좌) <중천>은 국내 12개 전문 CG업체들이 함께 만든 작품으로 한국의 놀라운 기술력을 선보였습니다.
(우) <국가대표>는 한국과학기술정보연구원(KISTI)이 자체적으로 구축한 그래픽스 전용 슈퍼컴퓨터 피카소를 사용해 짜릿한 스키점프 모습을 구현했습니다.

배우 정우성을 대신해 컴퓨터를 이용해 실물과 똑같은 얼굴과 액션장면을 그대로 창조한 것입니다. 이 작품은 2007년 제44회 대종상영화제에서 영상기술상을 수상했고, 같은 해 제28회 청룡영화제에서 CG부문 기술상을 받았습니다.
2009년 한국영화 최대 흥행작 <해운대>와 <국가대표>의 공통점은 바로 CG의 힘을 빌렸다는 점입니다. 특히 <국가대표>는 순수 국내기술로 만들어졌습니다. 우리에겐 낯선 스키점프라는 소재를 사용했지만 도전과 감동, 화려한 볼거리를 적절히 섞어 관객들에게 많은 사랑을 받았습니다. 볼거리를 만드는 데 큰 몫을 한 것이 바로 CG랍니다. 영화의 클라이맥스는 시속 100㎞를 넘는 속도로 점프대를 활강하는 장면입니다. 하늘을 날아오르는 스키선수와 창공에서 내려다보는 순백의 설경, 환호하는 관중들의 뜨거운 열기가 진짜처럼 느껴지지 않던가요? 이는 실제 스키점프 대회인 독일 오버스트로르프 스키점프 월드컵대회를 촬영하고 그 화면에 미리 촬영한 배우의 모습을 합성한 것입니다. 장비는 한국과학기술정보연구원(KISTI)이 자체적으로 구축한 그래픽스 전용 슈퍼컴퓨터 피카소를 사용했습니다. 한국영화 역사상 슈퍼컴이 최초로 사용된 영화랍니다.

디지털 명배우들이 활약한다

좌측이 실제 배우 얼굴이며, 우측은 CG로 만든 가상배우인 디지털 액터입니다. 출처: ETRI

3차원 CG 기술로 만든 ‘디지털 액터’는 실제 배우 수준의 외형과 동작을 가진 가상배우로 얼굴과 표정, 피부와 머리카락 등의 섬세한 기술이 요구되는 작업입니다.
이 기술은 영화 <호로비츠를 위하여>를 통해서도 확인할 수 있습니다. 한국영화에서 디지털 액터라는 기술 자체가 실제 적용된 것은 이 영화가 처음입니다. 피아노 선생님으로 출연하는 엄정화가 실제로 피아노를 치고 있는 전신 모습이 나오는데 손동작과 음악까지 그대로 맞아 떨어져 엄정화가 이렇게 피아노를 잘 쳤나 궁금증이 들 정도랍니다. 이 장면은 배우의 얼굴을 3차원 스캐너로 촬영한 후 전문 피아니스트의 연주모습에 얼굴 부분만 바꾸어 붙인 것입니다. 디지털 액터는 현재 많은 영화에 등장하고 있는데 향후 디지털 영상의 핵심기술로 자리매김하고 있습니다.
영화 <반지의 제왕>과 <호빗: 뜻밖의 여정>의 골룸처럼 현실에서는 존재하지 않는 상상 속의 캐릭터이지만 CG를 통해 얼마든지 만들 수 있는데, 이를 ‘디지털 크리처(Creature)’라고 합니다. 디지털 액터에서 한 발짝 더 나아간 디지털 크리처는 상상 속의 캐릭터를 표현하는 것으로 더욱 정교한 고난도 CG기술이 필요해 CG의 으뜸이라고 합니다. 골룸의 모션캡처를 연기한 앤디 서키스가 전용의상을 입은 채 연기를 하면 컴퓨터가 그의 동작을 분석해 내죠. 그런 다음 배우가 있던 자리에 디지털로 만든 골룸을 입혀 같은 동작이 나오도록 하는 것입니다. 이 같은 영화는 <캐리비안의 해적>, <혹성탈출> 등을 들 수 있죠.

<호로비츠를 위하여>에서 엄정화의 화려한 피아노 연주 또한 CG가 있었기에 가능했습니다.

우리나라는 CG 개발 역사가 짧음에도 불구하고, 세계적 규모의 컴퓨터그래픽스 프로덕션과 능력 격차를 크게 줄여 이제는 외국 영화의 후반 제작 작업을 수행하는 사례가 점점 늘고 있습니다. 국내 인력이 유수의 외국 프로덕션에 진출한 사례가 의외로 많다고 하네요.

구성 _ 정해임(과학칼럼니스트)
참고문헌 _ <컴퓨터그래픽과 애니메이션> (커뮤니케이션북스), ETRI Easy IT <영화 속 it 교과서> (전자신문사)

외부 필진이 제공한 콘텐츠로 IITP의 공식적인 입장이 아님을 밝힙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