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판타지를 현실로!

<호빗: 뜻밖의 여정>

전문
J.R.R. 톨킨의 소설인 <반지의 제왕>은 출간 이후 세계 판타지 소설의 바이블로 평가받을 만큼 전 세계적으로 사랑을 받았습니다. 이 소설은 20세기 판타지 소설이라는 새로운 장르를 발전시켰을 뿐 아니라, 치밀한 상상력과 섬세하고 뛰어난 언어적 감수성을 통해 현대 영미문학사에 큰 족적을 남겼다는 평가를 받았죠. 톨킨의 작품을 영화화한 <반지의 제왕> 시리즈의 호응으로, 또 다른 작품 <호빗> 시리즈도 화려한 디지털 시네마 기술을 자랑하며 선을 보이고 있습니다.

최초의 HFR영화

영화 <호빗: 뜻밖의 여정>은 <반지의 제왕> 이전의 이야기를 보여주는 속편으로 화려한 디지털 시네마 기술을 자랑합니다. 피터 잭슨감독이 영화 <반지의 제왕>의 시계 바늘을 60년 뒤로 돌렸습니다. <호빗: 뜻밖의 여정>과 같은 영화를 ‘프리퀄’이라고 하는데, 이는 전편보다 시간상으로 앞선 이야기를 보여주는 속편을 말합니다.
주인공은 호빗족 빌보와 난쟁이입니다. 반지를 없앴던 프로도의 삼촌 빌보와 미워하려야 미워할 수 없는 골룸도 다시 등장합니다.
이 영화는 무시무시한 용 스마우그에게 빼앗긴 난쟁이족 왕국을 되찾기 위해 빌보와 마법사 간달프, 난쟁이 동료들의 험난한 모험을 그린 판타지 영화입니다. J.R.R. 톨킨이 ‘반지의 제왕’보다 앞서 쓴 소설을 원작으로 만들었죠. 골룸이 절대반지를 잃어버린 사연과 프로도의 삼촌 빌보가 어떻게 절대반지를 손에 넣게 되었는가에 대한 비밀이 담겨 있습니다. 3부작 가운데 첫 번째 작품이고 2, 3편은 2013년과 2014년 크리스마스 시즌에 개봉될 예정이랍니다.
골룸의 미세한 모공까지 생생히 들여다볼 수 있는 것은 HFR 기술 때문입니다.

이 영화는 무엇보다 HFR(High Frame Rate·초당 이미지 수 48프레임) 3D로 촬영했다는 점이 눈길을 끕니다. 영화 역사상 최초죠. 용과 맞서는 난쟁이족을 비롯해 드넓은 평원에서 펼쳐지는 오크족과의 추격전, 거대한 미로 같은 고블린의 동굴에서 벌어지는 싸움, 영화의 마지막을 장식하는 소나무숲 전투신은 정말 흥미진진합니다. 영화 속 ‘골룸’의 미세한 얼굴피부 구멍까지 화면에 들어날 만큼 생생합니다. 난쟁이족 원정대원들이 새의 등에 업혀 하늘을 날 때 마치 우리가 허공을 비행하는 듯한 느낌을 받을 정도입니다.

골룸의 미세한 모공까지 생생히 들여다볼 수 있는 것은 HFR 기술 때문입니다.

이는 바로 48프레임으로 촬영했기 때문이죠. 사람의 움직임이 좀 더 부드러워지고 사물의 이미지가 또렷해졌습니다. 피사체의 움직임이 빠를 때 나타나는 번짐과 깜빡임 현상도 찾아볼 수 없습니다.
그런데 <아바타 2>를 준비 중인 제임스 캐머런 감독은 한술 더 떠 60프레임 기술을 시도 중이라고 합니다.

관객들이 1초당 볼 수 있는 이미지 개수는?

구체적으로 HFR의 진면목에 대해 설명해보겠습니다. 프레임이란 1초당 관객이 볼 수 있는 이미지 개수를 말합니다. 24프레임이면 1초당 24개 이미지를 보여주는 것입니다.
‘잔상효과’라고 알죠? 조트로프 상자라는 것을 돌리면 그림이 상판의 벌어진 틈새를 통해서 마치 움직이는 영상처럼 보입니다. 영화도 같은 원리랍니다. 한편, 사람이 깜빡임을 인식할 수 있는 최소 헤르츠는 45㎐ 이하라고 합니다. 헤르츠는 독일 물리학자 하인리히 루돌프 헤르츠의 이름에서 따 온 것인데, 진동이나 사이클의 빈도를 나타낼 때 쓰는 단위입니다. 관객들은 헤르츠가 45㎐ 이하로 내려가면 끊기는 현상을 금방 눈치 챈답니다. 영화관 영사기는 프레임당 두 번의 빛을 쏘는데 따라서 영화의 헤르츠는 24 곱하기 2인 48㎐가 되죠. 혹시 무성영화를 본 적 있나요? 찰리 채플린의 영화를 보면 왠지 화면이 매끄럽지 않게 느껴지지 않았나요? 옛날 무성영화 시절에는 초당 16프레임이었습니다. 카메라를 손잡이로 돌리면서 촬영했죠. 무성영화가 어색해 보이는 것은 바로 이 프레임 수 때문입니다. 이후 24프레임은 85년간 영화산업의 표준이 되었답니다.

난쟁이들과 키 큰 건달프가 한 자리에 모일 수 있는 이유

혹시, <호빗: 뜻밖의 여정>에 호빗과 난쟁이로 출연하는 배우들이 실제로 그렇게 작다고 생각하는 사람은 없나요? 난쟁이족 대장인 소린으로 출연한 배우 리처드 호미티지는 키가 무려 188㎝랍니다. 빌보 삼촌역의 마틴 프리먼은 170㎝이니까 좀 작은 편이긴 하죠. 하지만 난쟁이가 아니라는 건 분명할 것입니다. 그럼 어떻게 촬영했을까요? 바로 ‘슬레이브 모션 컨트롤(Slave Motion Control)’이란 촬영기법에 비밀이 숨겨져 있습니다. 키가 비슷한 배우들을 한 화면에 키 차이가 크게 나도록 담아내는 촬영기술입니다.

슬레이브 모션 컨트롤 시스템으로 배우들의 키 차이를 크게 나보이도록 연출할 수 있습니다.

즉, 1번 카메라는 일반 세트에서 난쟁이·호빗족을 연기하는 배우들을 촬영합니다. 1번 카메라 앵글과 똑같은 각도로 움직이는 2번 카메라가 녹색 스크린세트(컴퓨터 그래픽 작업이 가능한 배경)에서 난쟁이족의 대사를 들으며 함께 연기하는 간달프를 동시에 촬영한 뒤, 두 세트에서 찍은 화면을 합성한 것입니다. 우리들은 이 영상마법 덕에 호빗족 빌보와 난쟁이족 원정대원들, 키가 이들보다 곱절은 커 보이는 마법사 간달프가 한 화면에서 자연스럽게 어우러지며 대화하는 장면들을 볼 수 있게 됐습니다.
이처럼 촬영기법이 바뀐다는 건 간단한 문제가 아닙니다. 극장의 영사 시스템을 업그레이드해야 하니 돈이 많이 들거든요. 이 영화 상영을 위한 최적의 스크린 크기가 가로 14m 이상, 스크린의 밝기 4.5램버트(밝기 단위) 안팎이라고 합니다. 이런 대단하고 멋진 영상은 모두 디지털 시네마 기술의 발전 덕분이랍니다.

구성 _ 정해임(과학칼럼니스트)
참고문헌 _ 영화 <호빗: 뜻밖의 여정>

외부 필진이 제공한 콘텐츠로 IITP의 공식적인 입장이 아님을 밝힙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