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동전화단말기에 대한 특별소비세 부과의 영향 분석

재경부에서는 정부의 부족한 세수마련 차원에서 이동통신/PCS 등 이동통신단말기에 대한 특별소비세 부과를 검토중^주1)에 있다. 즉, 고용기금의 확보 차원에서 특별소비세 제2종을 적용한 물품가격의 15/100을 부과하고자 한다.

특별소비세를 부과하고자 할 때, 기본목적과 부가목적과 관련하여 다음의 사항은 반드시 고려되어야만 한다.

첫째, 기본목적인 세수확보는 가능한가? 즉 어느정도의 세수를 확보할 수 있는가?

둘째, 이동전화는 과연 사치재인가?

셋째, 이동전화단말기산업과 관련하여 국내수요, 국내생산, 수출입 등에는 어떠한 파급효과가 미칠 것인가?

이상의 사항에 대한 경제적 분석을 통해서 이동전화단말기에 대한 특별소비세의 부과가 결정되어야 할 것이다.

본 고에서는 위의 세 가지 고려사항에 대한 경제논리에 입각한 검토를 위해서, 먼저 특별소비세의 주요내용과 이동전화단말기 시장에 대한 동향 및 전망을 고찰하고, 전망에 대한 몇가지 전제가정을 통해서 경제분석을 시도하고자 한다. 그리고 이러한 분석을 통해서 과연 이동전화단말기에 대한 특별소비세의 부과는 타당한가를 검토하고자 한다.

특별소비세라 함은 세수확보를 주목적으로 하고, 부차적으로 사치품 과세를 통한 逆進性 보완, 소비억제, 수입대체 및 국내산업 육성, 경기 안정화 기능 등을 수행하고자 부과하는 내국세를 의미한다.

이러한 특별소비세에 대한 구체적인 세율과 과세체계는 다음과 같다.

- 특소세법 제1조(과세대상과 세율)

국내 이동전화/PCS 단말기 생산은 1998년도에 이동전화 875만대, PCS 627만대 등 총 1,500만대의 생산이 전망된다. 이러한 생산증가 추세는 1999년 이후 매년 20%정도, 2001년-2002년 이후에 매년 10%의 성장이 예상된다.

이러한 추세를 고려하면, <표 1>에서 볼 수 있듯이 2002년에는 2,600만대 규모의 생산능력을 보유하게 될 수 있을 것으로 전망되며, 금액기준으로는 1998년에 6조원 규모에서 2002년에는 9조원 규모로 성장할 것으로 전망해 볼 수 있다.

국내 이동전화/PCS 단말기 내수 시장은 1997년에 587만대 규모에서 신규가입자의 증가추세 완화와 IMF 체제에 의한 가입해지의 증가로 인하여 전체적인 성장세가 둔화될 전망이다. <표 2>가 보여주듯이, 1998년도에는 468만대, 2002년에는 412만대의 규모를 보일 것으로 전망된다.

특소세의 부과의 기본적인 목적은 세수의 확보로, 이 문제는 국내 이동전화/PCS 가입자수 및 단말기 수요전망을 통해서 어느정도 예상해 볼 수 있다.

특소세의 부과는 사실상 단말기 소비자가격의 상승을 의미하며, 이는 단말기 수요의 감소를 초래한다. 현재, 이동전화/PCS 신규가입자는 사업자의 보조금 지급에 따라 단말기 가격의 일부분만을 지불(모델에 따라 대략 8만원에서 25만원 정도 부담)하지만, 특소세는 단말기의 실제 소비자가격(모델에 따라 30만원에서 80만원)의 15%가 부과되리라 예상된다. 이같은 상황을 고려할 경우, 특소세의 부과에 따라 소비자가 실제로 느끼는 단말기 가격의 상승폭은 상대적으로 클 것으로 예상해 볼 수 있다. 결국, 직관적으로 특소세의 부과는 이동전화/PCS 단말기에 대한 수요를 상당히 감소시킬 것으로 전망된다.

특소세입의 예상금액을 도출하는데 있어서, 이러한 수요감소를 고려하기 위해서 다음의 가정을 전제로 하여 단말기 수요의 가격탄력성을 계산한다.

- 단말기 대당평균가격 40만원, 특소세 단말기 가격의 15%(6만원)

- '99년부터 특소세가 부과된다

이상의 가정하에 가격변화에 따른 '97에서 '98년의 수요변화로부터 탄력성을 계산한 결과는 다음의 <표 3>과 같다. 단말기 수요의 가격탄력성은 매년 2.5 이상으로 대단히 탄력적임을 볼 수 있으며, 이는 단말기가격의 변화에 대해 단말기의 수요가 대단히 민감하게 변화함을 말해 주고 있다.

특소세의 부과에 따른 가격상승을 고려하면, 국내 이동전화/PCS 단말기 수요의 전망은 다음의 <표 4>와 같이 달라지게 된다. 즉, 단말기 수요의 가격탄력도를 고려하여 수요를 전망하면, '99년에 3,566천대, 2000년에 2,642천대로 특별소비세가 부과되기 전인 <표 2>에 비해 현저하게 줄어들고 있음을 볼 수 있다. 이러한 수요감소는 해가 갈수록 급격하게 확대되는 양상을 보여주고 있다.

단말기의 수요감소를 고려한 특소세입의 예상금액은 <표 5>에서 볼 수 있듯이, '99년에 2,139.6억원, 2000년에 1,585.2억원이 될 것으로 예상된다. 이러한 '99년의 예상세입규모는 '97년 특별소비세 세입예산규모 3조 3,543억원의 약 6.4%를 차지하는 수준이다. 그리고 특소세의 부과에 따라 수요감소가 급격하게 확대될 것으로 전망되며, 이러한 전망은 특소세입에 연결되어 특소세입 예상금액이 해가 갈수록 현저하게 줄어드는 모습을 보여주고 있다.

특별소비세는 세수확보라는 기본목적 외에 사치재의 소비억제라는 중요한 부가적인 목적을 가지고 있는데, 이에 대한 내용은 국내의 이동전화 보급 현황을 통해서 간단하게 살펴볼 수 있다.

국내 이동전화/PCS 시장은 1997년말 현재를 기준으로 가입자수 689만명, 서비스 매출액 4조 500억원 규모에 이르고 있으며, 1998년 6월말 현재 가입자수가 1,000만명을 돌파하고 있는 실정이다. 또한 이동전화/PCS 시장의 폭발적인 성장에 발맞추어 단말기 또한 소형, 경량화 추세를 토대로 한 디자인 경쟁시대로 접어들고 있다.

이같은 현황은 국내시장에서 이동전화가 사치재가 아닌 정보화를 선도하는 생활필수품으로 자리잡았음을 의미한다.

특소세의 부과는 단말기가격의 실질적인 가격 상승을 의미하며, 이는 단말기에 대한 국내수요의 위축을 초래할 것이다. 즉 특소세 부과전인 <표 2>와 특소세 부과후인 <표 4>를 비교하면, 단말기 수요감소량은 다음의 <표 6>과 같다.

특소세의 부과에 따라 단말기 수요는 '99년에 86만대, 2000년에 145만대의 수요감소가 예상되며, 이후 큰 폭의 수요감소가 예상된다. 특히, 가격대가 높은 신제품의 경우, 15%의 특소세 부과에 따라 상대적으로 더 높은 세금을 부담하게 됨에 따라 신제품으로의 교체수요가 급격히 줄어들 수 있다. 사업자의 보조금정책에 따라 단말기가격의 일부분만을 부담하는 신규가입자의 경우에도 특소세의 부과가 소비자에게 전액 전가될 것으로 예상되는 경우, 특소세의 부담을 상대적으로 더 크게 느낄 것이고, 이에 따라 신규가입에 의한 단말기 수요도 크게 위축될 것으로 예상된다. 결국, 특소세의 부과로 인해 단말기 교체에 따른 전환가입자와 신규가입자의 규모가 줄어들 것으로 전망되며, 이는 이동전화/PCS 단말기의 국내시장규모의 축소를 가져올 것이다.

이와 같은 특소세부과에 의한 단말기의 국내수요 감소는 필연적으로 국내생산의 감소를 초래한다. 만약 <표 6>의 국내수요 감소분이 국내생산의 감소로 전부 반영된다고 가정하는 경우, 국내생산액의 감소는 다음의 <표 7>과 같이 예상할 수 있다. 이때, 해외부문은 분석에서 무시하기로 한다.

<표 7>에서 볼 수 있듯이, 특소세가 부과되는 경우 '99년에만 금액기준으로 약 3,028억원의 생산액 감소가 예상되며, 이는 <표 1>의 생산전망액의 4.81%에 해당한다. 이러한 생산액 감소는 획기적인 수출증가가 있지 않는 한 수요감소폭이 커짐에 따라 해가 갈수록 더 큰 폭의 국내생산량의 감소를 초래할 것이다. 또한 국내생산의 감소는 단말기 제조업체, 부품업체 등 단말기관련 생산업체의 고용감소를 유발할 것으로 예상된다.

이외에도 특소세의 부과는 가격이 상대적으로 고가인 신제품을 선호하는 전환가입자의 수요를 급격하게 감소시킬 것으로 예상되며, 이 경우 생산업체의 신제품 개발에 대한 의욕을 저하시킬 수 있다.

특소세의 부과는 직접적이지는 않지만, 단말기의 해외 수출입에도 영향을 미칠 수 있다. 국내 업체에 의한 이동전화/PCS 단말기는 1998년부터 본격적으로 수출산업화할 전망이다. 특히, 4대 주요업체의 수출계획 물량이 24억달러 규모에 이르고 있으며, 여타업체의 수출물량을 포함하면 총 30억 달러 규모의 수출이 전망된다.

그런데 특소세의 부과는 신제품 개발에 악영향을 미쳐 수출경쟁력확보 및 수출물량의 증가에 악영향을 미칠 것으로 예상된다. '97년 폭발적인 내수시장의 성장에 따라 '98년 1/4분기동안 이동전화단말기가 총 34개 모델(휴대폰 8개모델, PCS폰 26개모델)이 출시되어 신제품개발경쟁이 치열하게 전개되었다. 내수시장의 위축은 신제품의 개발유인과 신기술(경량화, 저전력소모 등)의 개발유인을 약화시킴에 따라 단말기의 대외경쟁력을 하락시키게 되고, 결국, 단말기의 수출확대의 기반은 내수시장의 확대를 바탕으로 진행되므로, 특소세의 부과에 따른 내수시장의 급격한 위축은 '99년 이후의 단말기 수출에 큰 타격을 줄 것으로 예상된다.

이상의 제Ⅲ장의 결과를 정리하여 특소세 부과에 따른 득실을 비교하면, 다음의 <표 9>와 같이 요약해 볼 수 있다.

먼저 <표 9>의 득실비교에서 볼 수 있듯이, 이득측면은 특소세 부과의 기본목적인 세수확보로서, '99년 2,139.6억원을 거둬들일 수 있을 것으로 예상되며, 이후 수요감소에 따라 예상세입의 크기는 현저하게 줄어들 것으로 예상된다.

반면에, 손실측면은 특소세부과로 인한 단말가가격의 실질적인 상승을 통해서 수요감소가 예상되며, 이러한 수요감소는 국내생산의 감소를 유발 즉 '99년 3,028억원의 생산액 감소가 예상되며, 이후 수요감소에 따라 생산액 감소폭은 큰 폭으로 확대될 것으로 예상된다.

결국, '99년만을 비교해 볼 때, 특소세의 부과는 세수확보라는 긍정적인 효과보다는 국내생산 감소라는 부정적인 효과가 훨씬 큼을 보여주고 있다.

한편 특소세의 부과는 산술적인 비교외에도 다음과 같은 두 가지 측면에서 고려해 볼 수 있다.

하나는 수출입측면이다. CDMA 단말기는 우리나라가 세계 최초로 상용화에 성공한 품목으로, 내수시장의 활성화로 인한 수출기반의 구축을 통해서 정보통신산업의 핵심수출상품으로 부상하고 있다. 이같은 시점에서 특소세부과는 국내수요 감소로부터 내수시장을 위축시키고, 결국 수출확대에 악영향을 미칠 수 있다. 현재 이동통신단말기의 신제품 수명주기는 4개월로 극심한 신제품개발 경쟁을 겪고 있으며, 수출품의 경우 해외 유력한 기업과의 경쟁이 치열해 지고 있는 실정이다. 이와 같은 실정에서 특소세의 부과는 국내수요 감소 외에도 신제품 개발의 유인 요소가 없어짐에 따라 다양한 신제품의 감소에 따른 단말기 수출경쟁력 확보에 어려움을 가중시킬 것으로 예상된다.

다른 하나는 정보화사회 지향과 관련된 문제이다. 정보화사회는 정보가 빠르고 원활하게 흐르는 사회를 의미한다. 빠르고 원활한 정보의 흐름은 누구나 언제든지 어디서나 접할 수 있는 유ㆍ무선 통신을 통하여 가능하며, 그 중에서도 무선통신수단의 하나인 이동전화단말기는 정보화사회를 대표하고, 선도하는 제품이다. '98년 6월말 현재, 이동전화가입자가 이미 1천만명을 돌파하고 있는 상황에서 이동전화는 더 이상 사치품이 아니며, 생산성을 높여주고 국민생활을 윤택하게 하는 생활필수품으로 인식되고 있다. 그러므로 국민들의 정보접근을 용이하게 하기 위해서는 더욱더 확대ㆍ보급되어야 한다. 즉, 이상의 사항을 고려할 때 이동전화 단말기에 대한 특소세의 부과는 21세기 정보화사회를 지향하는 추세에 역행하는 정책이라 할 수 있다.

이상에서는 이동전화 단말기 수요전망의 자료를 주로 이용하여 이동전화 단말기에 대한 특소세 부과의 타당성을 여러 가지 측면에서 검토하였다.

검토결과, 이동전화단말기에 대한 특소세의 부과는 세수확보라는 기본적인 목적을 달성할 수는 있으나, 세수확보를 위한 특소세의 부과는 이동전화 단말기산업에 있어서 단기적으로 내수시장 위축, 국내생산감소, 고용감소 등을 유발할 것으로 예상되며, 장기적으로 수출확대에 악영향, 정보화 촉진의 역행 등 부작용이 우려된다.

물론 이상의 분석결과가 향후 단말기의 수요전망에 기초하고 있기 때문에 전망이 다소 확대된 경우에 분석결과가 과장될 수도 있지만, 기본분석결과에는 영향을 미치지 않는다.

결론적으로, 특소세 부과에 의해 얻을 수 있는 정책효과보다는 손해보는 사회적후생이 훨씬 클 것으로 예상됨에 따라, 이동전화에 대한 특소세의 부과는 재고되어야 할 것으로 사료된다.

<참 고 문 헌>