정보통신연구원 간행물

제4차 APEC 정보통신장관회의 주요내용

이용석

(정보통신부 국제기구과장)

1. 회의 개요

지난 5.24일부터 26일까지 멕시코의 카리브해 휴양지인 Cancun에서 APEC 회원국 정보통신 장관을 비롯한 정부, 기업, 학계 및 연구기관 대표들이 참석한 가운데 제4차 APEC 정보통신장관회의(the 4th APEC Ministerial Meeting on Telecommunications and Information Industry)가 개최되었다.

APEC 정보통신장관회의는 APEC 회원국간 정보통신분야 무역·투자의 자유화 및 기술협력을 통한 균형발전을 도모하기 위하여 우리 나라의 제안에 따라 창설된 것으로, 1차 회의는 '95년 6월 서울에서, 2차 회의는 '96년 9월 싱가포르에서, 3차회의는 '98년 5월 호주에서 개최된 바 있다.

금번 제4차 회의에는 21개 APEC 회원국 중 러시아를 제외한 20개 국가의 정보통신 장관을 비롯하여 Cisco 등 민간 통신 업체 대표와 학계 및 연구소 대표 400여 명이 참가하여 21세기 정보화 사회로의 전환에 있어 중요한 변화의 하나인 "통신·방송의 융합"을 대주제로 범세계적 정보사회 추진에 있어 아·태 지역의 공동 전략, 디지털 경제에 적합한 전문인력 양성 방안, 전자상거래 활성화를 위한 정부의 역할, 통신·방송 융합 혜택의 극대화 등과 관련된 정책 현안과 회원국간 공동 정책 방향에 관해 정보통신 분야를 책임지고 있는 장관들과 민간 지도자들간에 심도 있는 의견 교환이 이루어졌으며, 향후 APEC 정보통신 분야에서 추진해야 할 구체적인 과제들이 제시되었다.

우리 나라에서는 안병엽 정보통신부 장관을 수석 대표로 정보통신정책연구원, 한국전자통신연구원, 한국정보통신대학원대학교와 SK텔레콤, LG 정보통신, 삼성전자, 한화정보통신, 동아일렉콤 등 정부, 학계·연구기관 및 민간업체 대표 등 20여 명으로 구성된 대표단이 참가하였다.

2. 주요 논의 내용

멕시코의 E. Zedillo 대통령의 개막 연설로 시작된 금번 회의는 크게 다섯 개의 세션으로 나뉘어 진행되었다. 개막식에 이어진 "새 천년의 토대(Foundation for the New Millenium)" 세션에서는 먼저 정보화 사회로의 진입에 있어 회원국간 균등한 경제 발전이라는 APEC의 목표를 달성하기 위한 방안들에 대한 민간 지도자들의 의견이 제시되었다.

민간 지도자 토론 세션에 이어 4개의 장관 토론 세션이 이틀 동안 진행되었는데, 제1세션 "권한 부여(Empowerment)"에서는 디지털 경제가 요구하는 인력자원 개발 협력 방안이, 제2세션 "세계화/자원 이동(Globalization/Resource Mobilization)"에서는 전자상거래로 상징되는 세계화된 시장에서 아·태 지역 기업의 활동 제고 방안이, 제3세션 "접근(Access)"에서는 APEC 역내 정보통신 인프라 개발, 정보격차 해소 등 균형있는 개발 협력 방안이, 제4세션 "새로운 정책(Reinventing Policy)"에서는 통신방송 융합 시대에 걸맞는 자유화, 경쟁 관련 정책·규제 방향에 관한 논의가 이루어졌다.

우리 나라 수석 대표로 참가한 안병엽 정보통신부 장관은 제4세션에서 "정보통신 융합에 대한 한국의 비전과 정책"이라는 제목의 주제 발표를 통해 우리 나라의 정보화 정책 및 성과를 홍보하고 정보격차 등 정보화 역기능 해소를 위한 회원국들의 협력 필요성을 역설하였다. 한편 민간 대표로 참가한 정선종 한국전자통신연구원장은 제3세션에서 역내 정보 인프라 제고 방안에 대한 의견을 개진하였다.

가. 새천년의 토대 세션(Setting the Stage: Foundation for the New Millenium)

이 세션에서는 정보화 사회로의 진입에 있어 무역·투자 자유화와 경제기술 협력을 통한 균형 발전이라는 APEC의 목표를 달성하기 위한 방안들에 대한 민간 및 정부 대표의 의견이 제시되었다. Alan Horsley 호주 전기통신사용자협회 사무총장 등 민간 대표들은 정보화 사회 진입 및 융합 현상에 대응하기 위해 공공부문에서 추진해야 할 과제로

통신·방송 융합 현상과 정보화 사회로의 전환에 있어 적정한 통신 서비스 요금과 서비스 품질 확보를 위한 효율성 제고 및 공정 경쟁 여건 조성,

아시아 지역 내의 정보격차(Digital Divide) 해소를 위한 정보통신 산업 육성, 보편적 서비스 제공 및 정보화 소외계층에 대한 교육 실시,

정보통신의 급성장에 따른 융합 현상에 적극 대응하기 위한 무선 인터넷 보급 정책 추진, 그리고

범세계적 수준의 서비스 제공과 서비스 품질의 제고 및 시장 경쟁 여건을 조성하기 위한 규제 재정비 등을 제시하였다.

이에 대해 오기전 중국 신식산업부 장관을 비롯한 정부 대표들은 회원국 정부들은 정보격차 현상에 대한 민·관 합동의 적극적인 대응,정보사회 혜택을 최대한 향유하기 위한 보편적 접근(universal access)과 정보화 교육, 융합 혜택을 극대화시키기 위한 시장개방 및 경쟁 체제의 도입, 그리고 서비스 시장에서 독점 체제의 해소 등과 관련된 정책을 추진해 나가야 한다고 강조하였다.

나. 제1세션: 권한 부여(Empowerment)

이 세션에서는 디지털 경제가 요구하는 인력자원 개발 협력 방안에 대한 의견이 개진되었는데, 민간 및 정부 대표들은 정보화의 급속한 진전에 따라 기업 활동과 공공 부문 개혁의 수단으로 정보통신 기술 활용이 확산되고 있는 추세이나, 효과적인 추진을 위해서는 정보통신 전문인력의 부족 현상이 해결되어야 한다는 데 인식을 같이 하였다.

대표들은 또한 정보통신 전문인력 부족 현상은 국내적 문제인 동시에 국제적 문제로 부각되고 있다는 데 의견을 같이 하고, 회원국간 전문인력 양성을 위해 현재 추진 중이거나 계획하고 있는 정책적 대안을 상호 공유하고 이 분야의 협력을 강화해 나가기로 하였다.

다. 제2세션: 세계화/자원이동(Globalization/Resource Mobilization)

이 세션에서는 전자상거래로 상징되는 세계화된 시장에서 아·태 지역 기업의 활동 제고 방안에 대한 논의가 진행되었다. 민간 부문 초청 연사로 발표한 Douglas Hsu 대만 Far Eastern Group 회장은 세계화된 시장에서의 경쟁에 효과적으로 대처하기 위해서는 변화의 속도에 대한 적응과 세계 시장과의 연계가 필요하며, 통신 시장의 자유화 및 규제 완화가 이행되어야 함을 강조했다. 이에 대해 Richard Alston 호주 통신정보기술예술부 장관 등 정부 대표들은

통신 방송 융합 환경과 디지털 경제가 제공하는 기회를 효과적으로 이용하고 도전에 대처하기 위한 정보격차 해소 협력 및 인터넷 회선 비용의 공정한 부담,

범세계적 전자상거래 활성화를 위한 기기, 암호키 등에 대한 국가간 상호 인정 관련 회원국간 공동 노력,

소비자 이익을 극대화하기 위한 경쟁 정책 확대의 중요성 등을 강조하였다.

라. 제3세션: 접근(Access)

이 세션에서는 정보화 사회 조기 구현을 위한 APEC 역내 정보통신 인프라 개발, 정보격차 해소 등 균형있는 개발 협력 방안이 논의되었다. 민간 부문 초청 연사로 발표한 정선종 한국전자통신연구원장은 현재의 인터넷 관련 기술은 폭발하는 수요를 충족시키기에는 부족하며, 속도와 서비스의 질 및 보안 면에서 충분한 보완이 필요함을 강조하였다. Christian Nicolai 칠레 교통통신부 차관 등 정부 대표들은

이미 심각한 문제로 대두되고 있는 정보격차 문제 해결을 위한 경쟁 강화, 기술 개발 및 범세계적인 솔루션 개발,

통신·방송 융합 현상과 관련 인터넷 접속의 다양화, 보안 및 규제 개혁 등 주요 이슈에 대한 적절한 대응 및 인력자원 개발,

인터넷 서비스 국제회선 비용부과 약정(ICAIS) 문제의 해결,

시장 개방과 경쟁을 통한 정보격차 해소 등을 강조하였다.

마. 제4세션: 새로운 정책(Reinventing Policy)

장관회의 마지막 세션인 이 세션에서는 통신방송 융합 시대에 걸맞는 자유화, 경쟁 관련 정책·규제 방향에 관한 논의가 이루어졌다. 민간 부문 초청 연사로 발표한 Masanobu Katoh 일본 Fujitsu사 전무는 통신·방송의 융합은 규제, 지재권, 사생활 보호, 보안 등의 이슈를 제기하며, 이에 대처하기 위해서는 기존의 수직적 정책보다는 수평적 정책 접근이 필요함을 주장하고 국내, 역내, 국제 논의의 활성화가 필요하다고 강조하였다. Agum Gumelar 인도네시아 통신부 장관 등 정부 대표들은

부문별 규제에서 종합적 규제로의 변화를 요구하는 통신·방송의 융합 현상에 적절히 대응하기 위한 정부 내 기관, 부처간의 공조 필요성,

APEC TEL 차원에서 융합을 정의하고 정보격차 해소를 위한 이니셔티브 추진,

상호접속 원칙, 가입자망 세분화, 보편적 서비스 의무, 번호이동성 정책의 시행,

특히 소비자 권익 제고를 위한 법·제도 정비 등의 필요성을 강조하였다. 한편 안병엽 정보통신부 장관은 주제 발표를 통해 각국이 추구하고 있는 정보화 사회를 차질없이 달성하기 위해서는 통신과 방송 부문의 융합 현상에 대한 효과적인 대응이 중요함을 강조하고 우리 나라가 융합 현상의 순기능적인 효과를 극대화시키기 위해 추진해 오고 있는 정책 및 제도들을 소개하였다.

안 장관은 특히 융합 경제에서의 국가간 정보격차(digital divide)는 세계 경제의 균형적 발전에 큰 걸림돌이 될 것이며, 정보격차의 해소는 21세기 APEC이 해결하여야 할 가장 중요한 과제 중의 하나임을 지적하고 이를 위해 역내 정보통신 초고속망 등의 네트워크 구축과 정보통신 전문 인력자원 개발을 위한 APEC 회원국간 협력의 필요성을 강조하였다. 역내 네트워크 구축과 관련하여 안 장관은 아·태 정보통신기반(APII) 구축 사업의 일환으로 추진하고 있는 한·일, 한·싱가폴간의 시험망 사업과 Trans-Eurasia 초고속 정보통신연구망 등이 아·태 지역 초고속 백본(backbone) 망으로 발전하도록 APEC 차원의 적극적인 지지 및 협조를 요청하였다.

안 장관은 또한 우리 나라가 선도적으로 추진하고 있는 개발도상국 정보통신 관련 인력의 초청연수 사업에 대하여 역내 선진 회원국들의 참여를 권고하고, 이를 토대로 APEC 회원국간 정보화 인적 네트워크를 구축할 것을 제안하였다. 아울러 안 장관은 통신·방송 융합의 혜택을 극대화하기 위한 컨텐츠 개발의 중요성을 지적하고 역내 컨텐츠 격차 해소를 위해 APEC 산하에 컨텐츠 센터를 설치하는 등 컨텐츠 개발 및 교류 활성화 방안을 검토할 것을 강조하고 정보격차 해소를 위한 회원국들의 노력이 결집될 수 있도록 APEC 전기통신실무그룹 산하에 정보격차 해소 전담 그룹을 설치할 것을 제안하였다.

3. 회의 주요 결과

가. 캔쿤 장관 선언문 채택

제4차 APEC 정보통신장관회의는 상기와 같은 민.관 지도자들간의 논의 내용을 토대로 하여 향후 APEC 정보통신분야의 발전 방향 및 실천계획을 담은 캔쿤 장관 선언문을 채택하였는 바, 주요 내용은 아래와 같다.

과학기술, 교육, 건강, 오락 등에 새로운 기회를 제공하고 있는 급속한 기술적 진보에 효과적으로 적응하기 위해서는 역내 정보인프라의 확충이 중요함.

이에 따라 정부와 민간의 상호 협력, APEC 전기통신실무그룹(TEL)을 통한 실천방안 강구를 통해 아·태 정보화 사회를 조기 구현할 필요성에 공감함.

급속한 기술 발전이 각 회원국에게 서로 다른 충격을 주어 국가, 계층간 정보 빈부 격차가 확대될 수 있다는 점을 인식, 이를 막기 위한 특별한 주의와 협력이 필요함.

특히 모든 국가, 계층이 정보 인프라에 손쉽게 접근, 정보화 혜택을 공유하기 위해서는 평생 교육 및 기술 습득 기회를 제공하기 위한 공동 노력이 절실함.

이와 함께 정보통신부문 개발이 전자상거래 육성과도 밀접한 관계에 있는 점을 중시, 전자상거래시 저렴한 정보통신망 이용이 가능하도록 민간 주도의 정보인프라 개발을 유도해 나가는 것이 중요함.

아·태 지역의 정보통신 개발을 위해서는 APEC 전기통신실무그룹(TEL)의 역할 제고와 함께 재계, 학계, 소비자단체 등의 참여를 통한 시의 적절하고 시장기능에 바탕을 둔 정책 개발이 바람직함.

나. 인터넷 서비스 국제회선 비용부과 약정(ICAIS) 원칙의 채택

한편, 금번 회의의 가장 중요한 결과의 하나는 캔쿤 선언문의 부속서로 APEC 정보통신 실무 협의체인 전기통신실무그룹(Telecommunications Working Group: TEL)에서 한국, 호주, 싱가폴을 중심으로 지난 2년간 심도있게 논의해 온 인터넷 서비스 국제회선 비용부과 약정(International Charging Arrangements for Internet Services: ICAIS)의 원칙이 채택되었다는 사실이다.

1) 문제의 배경

인터넷이 미국을 중심으로 발전하고 세계 모든 컨텐츠의 대부분이 미국에 위치함에 따라 그 동안 태평양을 횡단하는 인터넷 회선비용을 아시아·호주 지역 ISP들이 100% 부담하는 관행이 지속되어 왔다. 그러나 90년대 말부터 아시아 지역 국가에서 양질의 컨텐츠가 대량 개발·공급되고 미국에서 이를 이용하는 트래픽이 증가하면서 '98년부터 우리나라를 비롯, 싱가폴, 호주 등이 이러한 관행을 시정해야 한다는 주장을 제기함에 따라 APEC에서 이 문제를 다루는 ICAIS 전담반(Task Force on International Charging Arrangements for Internet Services)이 구성되어 논의와 연구가 진행되어 왔다.

우리나라를 비롯한 아시아·호주 지역 국가들의 입장은 국제 회선 비용은 이용자가 부담하는 것이 원칙이며, 북미 지역에서의 대아시아 이용이 증가함에 따라 미국도 일부 부담해야 한다는 것으로서, 우리나라가 제시한 해결 방안을 토대로 아시아·호주 지역 국가들의 입장이 대폭 반영된 ICAIS 전담반 최종 연구 보고서가 제4차 APEC 정보통신장관회의에 제출되었다.

우리나라가 제시한 해결 방안은 다음과 같다:

(i) 인터넷 국제회선 트래픽 측정이 적정한 경우 인터넷 국제회선 비용 분담은 서비스의 종류와 트래픽을 유발시킨 주체를 감안하여 트래픽 비율에 따라 분담되어야 함.
(ii) 트래픽을 효율적으로 측정할 수 있는 방안이 없는 경우 국제 회선의 비용분담은 트래픽의 입력(inbound)·출력(outbound) 비율에 의하여 분담되어야 함.
(iii) 국제회선 연결의 양쪽 주체가 합의한다면, 회선 비용은 50:50으로 분담되어야 함.

이에 대해 미국과 캐나다는 인터넷 이용이 폭발적으로 증가할 수 있었던 근본적 이유는 정부의 간여가 없었기 때문이며, ICAIS 이슈는 전적으로 민간 사업자간의 계약을 통해 이루어지는 문제이므로 정부가 간여할 여지가 없다는 주장을 되풀이하여 왔다.

2) 장관회의 논의 결과

장관회의에 제출된 ICAIS 전담반 최종 연구 보고서에 대해 미국과 캐나다는 역시 동일한 논리를 내세우며 보고서 채택을 강력 저지하고 나섰으나 우리나라를 비롯한 호주, 싱가폴, 대만, 말레이시아 등 아시아·호주 지역 국가들의 적극적인 공조를 통해 사용료 공평 분담 원칙을 캔쿤 선언문에 반영시키는 데 성공하였다.

이와 같이 ICAIS 원칙이 공식 채택됨에 따라 그 동안 태평양 횡단 인터넷 국제회선 비용을 아시아·호주 지역 인터넷 사업자(ISP)들이 100% 부담해 온 불공평한 관행을 시정하고 트래픽 사용량(traffic volume)에 따라 북미 지역 ISP들과 비용을 분담할 수 있는 환경이 마련되었다고 볼 수 있다.

4. 양자 장관 회담(5개국) 개최

안병엽 장관은 한편 APEC 장관회의와는 별도로 CDMA, 전자상거래 등 인터넷 비즈니스, 소프트웨어 관련 우리나라 기업의 주요 진출 대상 국가(중국, 베트남, 인도네시아, 호주, 멕시코)의 정보통신 장관들과 양자 회담을 연쇄적으로 갖고 우리나라 업체의 상대국 시장 진출을 위한 협조를 요청하는 등 양자간 협력 토대 강화를 위해 노력하였다.

가. 한·중국 양자 장관 회담

우리나라 CDMA 업체의 중국 시장 진출 및 차세대 이동통신(IMT-2000) 분야의 협력과 관련하여 안병엽 장관은 중국 오기전 신식산업부 장관에게 중국의 CDMA 산업화 과정에 우리 정보통신기업이 참여하여 중국 기업들과 기술협력을 통해 양국 정보통신 발전에 기여하게 되기를 희망한다는 의사를 표명하고 중국 정부의 적극적인 협조를 요청하였다.

이와 관련하여 양국 장관들은 6.19 북경에서 제9차 한·중 통신장관 정례회담을 개최하여 CDMA와 IMT-2000 문제에 대한 구체적인 협력 방안과 미래 지식기반사회의 원천이 되는 소프트웨어와 인터넷 비즈니스 분야에서의 협력 방안에 대해 논의하기로 합의하였다.

양국 장관은 또한 소프트웨어, 인터넷 산업 분야 등의 양국 기업간 협력을 촉진시키기 위해 최초의 정보화분야 민·관 합동 정보통신 산업 페어를 정보통신장관 회담과 병행하여 북경과 상해에서 개최하는 등 양국간 정보통신 분야의 협력을 강화해 나가기로 합의하고 이 페어를 통해 한국의 정보통신중소기업협회와 중국의 정보산업협회간의 포괄적 업무협력 각서(MOU)를 체결하여 한국과 중국간의 벤처기업 협력을 통해 21세기 정보화세기를 열어 가도록 양국정부가 노력하기로 하였다.

나. 한·인도네시아 양자 장관 회담

안 장관은 아굼 구멜라 인도네시아 통신부 장관에게 '99.11월 필리핀 마닐라에서 개최된 ASEAN+3 정상회의시 김대중 대통령이 동아시아 경제협력을 위해 제안한 10개 업종별 민간협의체 운영과 관련하여 인도네시아가 통신 분야에서 적극 참여할 것을 권유하였으며 이에 대해 구멜라 장관은 인도네시아는 정보통신 분야에서 한국과의 협력 강화를 희망한다고 말했다. 이에 따라 양국 장관은 한·인도네시아간 통신분야 협력의 제도적 틀을 마련하기 위하여 조속한 시일 내에 양국 정보통신부간 협력 양해 각서를 체결하기로 합의하였다.

다. 한·멕시코 양자 장관 회담

안 장관은 Cyber Korea 21 등 21세기 정보 강국이 되기 위한 아국의 정보통신 정책과 이동통신 및 인터넷 분야의 괄목할만한 발전상을 카를로스 사크리스탄 멕시코 통신교통부 장관에게 설명한 바, 사크리스탄 장관은 한국 정보통신 분야의 급속한 발전에 깊은 관심을 표명하고 향후 한국이 멕시코 정보통신 분야의 발전을 위해 협력해 줄 것을 요청하였다. 양국 장관은 CDMA, 소프트웨어 및 인터넷 비즈니스 분야에서 양국간 협력을 강화해 나가기로 하고 구체적인 협력방안 모색을 위해 기 설치된 한·멕시코 통신협력위원회를 활성화시켜 나가기로 합의하였으며, 사크리스탄 장관은 양국간 통신 분야 협력 방안을 구체적으로 논의할 수 있는 기회를 갖기 위해 한ㆍ멕시코간 양자 장관 회담을 개최할 것을 제안하였다.

라. 한·호주 양자 장관 회담

안병엽 장관은 리차드 알스톤 호주 통신정보기술예술부 장관에게 '99. 9월 우리 대통령의 방호시 채택된 전자상거래 공동선언문에 따라 한국은 전자상거래 활성화를 위해 호주와 적극 협력할 의향이 있다고 말하고 양국간 협력은 우선 산·학·연 관련 전문가 등으로 민간 중심의 사이버 협의체를 구성하여 양국간 인터넷 쇼핑몰 연계를 위한 인증(CA), 전자결제, 보안등 기술적 사항과 관련 법·제도 연구를 추진하는 등 민간 차원의 교류를 확대해 나갈 것을 제안하였고, 양국 장관은 전자상거래 분야에 있어 상호 관련 부서를 지정하여 양국간 전자상거래 협력 방안을 마련해 나가기로 합의하였다.

마. 한·베트남 양자 장관 회담

안 장관은 마이 리엠 쭉 베트남 우전총국 장관에게 우리나라의 SK텔레콤, LG정보통신 및 동아 일렉콤 등의 기업들과 베트남 사이공 우정 통신(SPT)간의 CDMA 경영합작사업의 원활한 추진에 대한 협조를 요청하고 아울러 베트남의 통신망 현대화 계획에 한국의 업체가 많이 참여할 수 있도록 지원을 요청하였다.

양국 장관은 또한 '98년부터 추진해 온 우리나라의 한국전자통신연구원(ETRI)과 베트남 우전기술연구소(PTIT) 간의 기술협력 사업을 더욱 확대하여 사업 기간을 3년 연장하고 베트남측으로부터 추가 연수생을 파견받고 국제 세미나를 개최하는 데 합의하였다.

5. 제4차 APEC 정보통신 장관회의 기대 성과 및 후속 조치 사항

우리나라는 동 APEC 정보통신장관회의 주창국으로서 APEC 정보사회의 조기 구현 방안을 제시하고 인터넷 회선 사용료 공평 분담 원칙 합의를 주도하는 등 아·태 정보화 추진의 선도적 역할을 수행하는 한편, 주요국과의 양자 장관 회담을 통해 우리나라 CDMA, 인터넷 및 S/W 산업계의 진출을 위한 양국간 협력 토대를 구축하였다는 점에서 그 성과가 크다고 하겠다.

중국의 경우 '98년 김대중 대통령과 주용기 총리간의 한·중 CDMA 이동통신 협력 합의를 완성화시키면서 협력 분야를 IMT-2000과 인터넷 산업 분야 등으로 확대 추진하기 위해 한·중 장관 회담과 민관 합동 정보통신 산업 Fair 를 6월말 북경에서 개최키로 합의하고 이를 위한 준비 작업을 추진할 계획이다. 인도네시아와 베트남의 경우에는 6월 말 고위급 회담을 개최하여 양국간 CDMA 산업화 협력을 위한 구체적 방안을 마련할 계획이며, 멕시코, 호주와는 양자간 통신협력위원회를 적극 가동시켜 중남미 및 태평양 지역의 CDMA 진출 전초기지를 확보해 나갈 예정이다.

한편 인터넷 국제회선 비용부과(ICAIS)와 관련, 금번 회의를 통해 국내 ISP 사업자들의 북미지역 인터넷 회선 사용료를 절감할 수 있는 체제 확보에 성공하였다고 볼 수 있다. 현재 전체 국제회선 비용이 약 700억원 정도에 달하고 있음을 감안할 때, 30% 정도로 추산되고 있는 북미 지역의 트래픽 사용량에 대한 회선 비용이 절감될 경우 연간 200억원 이상 비용 절감 효과가 기대되며, 인터넷 이용이 연간 4배의 속도로 증가하고 있는 점을 고려하면 비용 절감의 폭은 매년 증가할 것으로 예상된다.

그러나 금번 ICAIS 원칙 합의는 하나의 출발점인 것으로서, APEC 장관 선언문 자체로서는 법적 강제력이 없고 특히 미국, 캐나다 사업자들이 합의 내용을 무시하고 현재 관행 유지를 고집할 것으로 예상되고 있음에 따라 동 정부간 합의 원칙을 실제 협상에서 반영시킬 수 있도록 민간 사업자의 각별한 노력이 수반되어야 한다.

이와 관련하여 회원국 장관들은 APEC 전기통신실무그룹에게 차기 장관회의(2001년, 중국 북경 또는 상해)에 비용 분담 약정 모델 권고안을 마련, 보고토록 지시하였는 바, 정보통신부는 향후 민·관 협력을 통해 동 논의에 적극적으로 참가하여 우리의 입장을 관철시킬 수 있도록 노력을 경주할 계획이다. 아울러 역내 정보통신 인적 네트워크 구축, APEC 산하에 컨텐츠 센터 설치, 역내 정보격차 해소 전담반 설치 등 아·태 정보화 사회 구현을 위한 우리 제안 내용에 대해서도 APEC 전기통신실무그룹 회의를 통해 이를 구체화시켜 나갈 계획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