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 개 요
2001년 11월 10일, 카타르 도하(Doha)에서 개최된 WTO 제4차 각료회의에서 중국의 WTO 가입이 승인됨에 따라 중국은 전국인민대표대회(국회)의 비준을 거쳐, 2002년 1월 WTO 정식 회원국으로 등록될 예정이다. 그동안 중국의 WTO 가입은 인권문제, 대만문제 등의 정치 현안과 지적재산권 보호 등의 경제 현안으로 인하여 가입이 미루어 지다 2001년 6월, 구체적 가입조건 등에 있어 미국과의 협상이 타결되어 가입이 승인되었다.
이에 따라 개방정책을 추진한 이후 20년이 경과하면서 경제대국으로 부상중인 중국이 세계무역기구(WTO)에 가입하면서 세계 경제강국으로의 본격적인 비상을 시작했다.
중국의 WTO 가입은 중국 내부적으로는 국제경제 사회에서의 위상 뿐 아니라 중국경제의 개혁과 구조조정, 위안화 절하 문제 등 각종 경제적 현안들과 밀접한 관련을 맺고 있으며 21세기 중국경제가 재도약할 수 있는 중요한 계기라 할 수 있다. 또한 중국시장의 개방은 더욱 확대될 것이며 중국의 무역·산업구조 및 대외관련 정책도 큰 변화를 보일 전망인 동시에 미국 및 아시아 등 주변 관련국의 대중국 경제관계에도 상당한 영향을 미치게 될 것이다.
특히 최근 중국은 주요 선진국 첨단기업의 진출과 더불어 시장수요의 급속한 팽창 및 정부의 적극적인 육성정책이 어우러져 IT산업이 급속도로 발전하고 있다. 최근 5년간 중국의 IT산업은 연평균 30%이상 성장하고 있으며 이동전화, 모니터 등은 세계 최대 제조국으로 부상하고 있다.
우리나라의 경우, 이동전화 단말기, 모니터 등에서 중국시장 진출이 활발히 이루어지고 있으며 WTO 가입에
따라 국내 IT기업에 미치는 영향도 다양한 형태로 나타날 것으로 예상된다. 이하에서는 WTO 가입에 따른 중국의 IT 산업 변화과정과 국내
IT기업에 미칠 영향력을 고찰한다.
2. 중국의 WTO 가입
가. 중국의 WTO 가입의 의미
중국은 개혁∙개방을 보다 확실히 추진하기 위해 WTO 가입을 추진했다. 중국이 경제발전을 계속하기 위해서는 전국민을 시장경제 체제에 적응시키는 것이 필요하며 관료집단, 여론 주도층 및 국유기업 종사자들의 인식과 관련 제도를 변화시켜야 하기 때문이다.
또한 중국은 개혁 가속으로 경제 활성화 등의 실익이 발생한다. 자본과 기술의 도입은 중국의 고도성장을 뒷받침해 줄 것이며 미국을 포함한 전회원국으로부터 최혜국(MFN) 대우를 받게 될 것이다. 다른 한편으로는 세계 6대 무역국가인 중국이 국제무역질서 속에 정식으로 편입되면서 다자간 틀안에서의 경제현안 해결에 기여하게 되었다.
WTO 가입과 함께 향후 중국은 새로운 국제 정치·경제 질서 속에서 위상이 한층 높아질 것으로 예상된다. 즉, 단순한 시장제공자 역할에서 벗어나, 새로운 국제경제무역 질서와 규범 수립에 있어 주도적 일원으로 참여하게 될 것이다.
나. 중국 WTO 가입 효과
WTO 가입에 따른 중국의 변화는 크게 시장개방, 관세율 인하, 비관세 장벽의 제거 등으로 나타날 것이다.
1) 중국의 시장개방
중국은 70년대 말 대외개방 정책을 천명하면서 국제경제 사회에 진출한 이후 연평균 9%이상의 성장을 지속하며 세계경제에서 경제강국으로 급부상하였다. 2000년 말 기준, 중국의 국내총생산(GDP)은 세계 6위 수준이고 교역규모도 세계 7위 수준을 기록하고 있다.
이와 같이 중국경제가 발전함에 따라 세계경제에의 편입과 국제화가 진전되면서 시장개방도 확대되었다. 중국은 이미 WTO 가입을 위한 사전적 조치로 미국과의 협상 등을 통해 대폭적 시장개방을 단행하였다.
미국과 협의한 중국의 시장개방 계획은 다음 표와 같다.
3) 관세인하
1999년 11월 미국과 중국간에 합의된 시장접근분야 관세인하 구조를 분석하여 보면, 전체 6,223개 품목 중 5,685개 품목(HS 8단위)의 관세가 인하되는 것으로 나타났다. 그러나 중국이 WTO에 가입하더라도 상당수의 품목에 대해서는 높은 관세를 유지할 것으로 예상되고 있다.
미국과 중국간 합의된 중국의 WTO 가입 조건 중 관세인하 양허안은 이행기간을 최장 8년(2008년)까지 유지할 수 있으나, 이행기간이 6년 이상 허용된 품목은 40개에 지나지 않는다. 즉 대부분의 품목은 5년 이하의 비교적 단기간의 이행기간이 허용되어 있다.
중국의 관세인하가 한∙중∙일을 포함한 세계 주요 지역의 경제에 미칠 영향에 대한 추정치를 정리하면 <표3>과 같다. 이에 따르면 중국의 관세인하로 인한 가장 큰 수혜자는 당사국인 중국으로 나타났으며, 연간 216억 달러의 후생이 증가할 것으로 보이며 일본과 한국이 각각 29억 달러와 17억 달러의 인하효과가 발생하는 것으로 나타났다.
산업별로 분석해 보면 제조업 전체로 볼 때, 중국의 관세인하 비율은 40%이며, 전 산업에 걸쳐 관세인하가 이루어질 것으로 예상된다.
관세 인하폭이 가장 큰 산업은 차량 및 부품으로, 평균 64% 인하됨으로써 산업전체 평균관세율이
1999년 41%d서 2005년 15%로 낮아질 전망이며, 전기전자의 경우 18.1%에서 9%로 약 50%가 인하될 것으로 예상되고 있다
3) 비관세장벽의 개선
중국의 비관세장벽 완화는 중국 진출 기업의 가장 큰 관심사이다. 중국의 많은 상품들 특히 농산물, 가공식품과 주류, 내구 소비재 등은 고율의 관세이외에도 높은 비관세 조치에 의해 보호 받아 왔다. 주로 사용되어 온 비관세 장벽의 유형으로는 국유기업의 독점을 통한 보호, 까다로운 인증기준의 적용, 복잡한 통관절차 등을 들 수 있다.
중국의 대외무역은 국영무역에 의한 교역이 대부분이며, 그 결과 교역에 대한 정부의 영향력이 컸고, 교역행위 자체가 제한되어 왔으나 WTO 가입노력의 일환으로 중국은 1999년에 대외교역권을 상당한 수준으로 자유화하였다.
그러나 아직도 외국업체들이 자유롭게 수출입 업무를 수행할 수 없도록 제한하고 있다. 최근 중국은 WTO 가입과 관련하여 향후 대외교역권 시스템과 국영무역의 개선을 위한 개혁안을 발표한 바 있다.
1990년대 들어 기술이전과 관련된 지적재산권 위반 문제가 많이 대두되었으며, 중국은 WTO 가입을 계기로 지적재산권 관련 국내법을 WTO의 TRIP 수준으로 개선하였다. 아울러 특허권의 보호기간을 국제규범과 같이 20년으로 연장하였으며, 화학 및 의약 개발품도 이에 포함시켰다.
기타 비관세장벽에는 정부조달, 내국민대우, 투명성, 통상분쟁 해결절차, 수출 실적 규정, 중국산 부품 의무사용 규정, 무역과 외환수지의 균형 등이 포함된다. 이들 비관세장벽들에 대해 중국은 WTO 관련 규정을 준수하기로 합의하였다.
3. WTO 가입의 영향
가. 중국 경제에 미치는 영향
중국의 WTO 가입은 대외경제 활성화와 GDP성장 등 긍정적 요소와 아울러 수입증가와 서비스 산업의 충격, 경쟁력이 약한 국영기업의 파산 가능성 등 부정적인 요소가 복합되어 있다.
먼저 긍정 요소로는 중장기적 산업구조 고도화와 경제효율 향상을 들 수 있다. 예측에 따르면 중국의 WTO 가입이 대외교역 및 외자유치 확대 효과로 이어져 매년 GDP 0.5%-3%선의 추가 성장이 가능할 것으로 전망하고 있다.
두번째로는 수입관세율 인하, 비관세장벽 완화 등으로 시장개방이 확대되어 대외교역이 활발해 질 것이며 2005년 교역규모는 6,000억 달러를 초과할 전망이다. 중국의 평균 수입관세율은 1990년대 초반 40%에서 2001년 11월 현재 15.3%선으로 인하됐고 2005년까지 공산품과 농산품이 각각 8.9%와 15%로 하향 조정될 예정이다.
WTO 가입 후 중국은 하이테크 기술 및 상품의 중국시장 진입여건이 개선될 전망으로 중국의 낙후된 정보통신, 자동차, 기계산업의 구조개편이 가속화 될 전망이다. 아울러 외국계 금융기관의 중국진출 확대로 부진한 금융부문 개혁이 가속화 될 전망이며 국영기업 구조조정의 가속화 및 중소민간기업의 급성장이 예상된다.
부정적 영향은 단기적 개방의 고통으로 야기되는 것으로 외국상품과 서비스업의 대량유입으로 단기적 개방에 따른 고통이 수반될 것이다. 특히 은행, 보험 등 금융부문과 통신 등 종래 국가 보호막에 쌓여있던 업종의 충격이 클 것으로 예상된다. 이와 함께 국영기업 구조조정 부진으로 인해 외국기업과의 경쟁에서 도태된 부실 국영기업의 대거 파산이 우려된다. 단기적인 조정과정을 경과하면 장기적으로 중국의 기업 및 경제체질이 강화될 것으로 예상되나 국내업체의 기반이 뿌리채 붕괴되면서 첨단산업에는 외국계 자본이 장악하고 국내업체는 영세한 전통산업으로 집중될 우려가 있다.
마지막으로 비국유기업과 외국인 투자기업의 비중이 높아지고 중국 정부의 거시 경제 운용이 전반적으로 WTO가 요구하는 기본방향에 부합되어야 하기 때문에 정부의 인위적인 통제가 어려워지게 될 것이며, 증권, 외환시장 개방으로 국제상품시장 및 국제자본시장의 영향을 많이 받게 될 것이다.
나. 한국 IT산업에 미치는 영향
1) 중국의 IT 시장 개방
현행 중국의 IT시장은 통신설비업은 제한업종으로, 통신서비스는 금지업종으로 규정하여 각종 규제가 이루어지고 있다. 특히 최근 이용이 활성화되고 있는 이동통신분야와 인터넷서비스 업종의 경우에도 지분제한을 비롯한 각종의 규제조항이 존재하고 있다.
WTO 가입 후 유·무선 통신서비스와 인터넷서비스 분야는 49%까지 외국자본의 진입이 가능하고 부가가치통신의 경우는 50%까지 외국자본의 진입이 가능하게 되었다. 아울러 그동안 정보통신기기 분야에 존재하던 고율의 관세가 인하됨으로써 국내 정보통신 기기 수출의 활성화가 기대되고 있다.
2) 경제적 효과
WTO에 가입에 따른 가장 큰 혜택은 관세율 인하로 볼 수 있는데 현재 14.8%인 공산품 평균 관세율이 2005년까지 8.9%로 하락할 것이다. 특히 정보통신기술협정(ITA)에 따라 현재 평균 22% 관세가 적용되고 있는 반도체, 컴퓨터, 통신설비 및 기타 정보통신 제품에 대해서 2005년까지 무관세화를 실시해야 하기 때문에 단기적으로는 국내 IT 수출 증가에 긍정적인 영향을 미칠 것으로 보인다.
주요 IT제품에 대한 고율의 관세는 그동안 국내 정보통신기기 제조업체의 대중국 수출의 커다란 걸림돌로 작용해 왔으며 또 다른 비관세장벽의 원인으로 작용하기도 하였는데 관세 인하로 인하여 가격 경쟁력이 상당 부문 호전될 것으로 전망된다.
그러나 IT 관세 인하로 몰려드는 주요 선진국의 IT 제품과 경쟁을 해야 하므로 중국 및 제3국 시장에서 한국의 중국의 IT 산업에서의 경쟁이 치열해질 전망이다. 수입의 경우에는 대중국 수출 증가에서 파생하는 수출용 IT 부품수입이 증가할 것으로 예상되며 주요 핵심제품에 대한 수입 증가는 크게 영향을 미치지 않을 전망이다.
부문별로는 정보통신서비스의 경우, 통신서비스 시장 개방에 따라 외국 기업의 지분 참여 제한을 완화하고 지역제한도 철폐함에 따라 외국 통신 기업의 활발한 진출이 예상된다. 우리나라의 경우, 중국 통신 서비스 시장 참여 기회가 확대되는 측면이 있으나, 자본과 기술면에서 우위에 있는 외국선진기업과 치열한 경쟁을 해야 한다. 통신기기 시장의 경우 우리나라가 가장 큰 희망을 걸고 있는 분야로 특히 이동통신 단말기와 시스템의 수출 증가가 기대되고 있다.
중국의 이동통신 시장 규모는 연평균 20% 이상 확대되고 있으며 이동통신 가입자 수는 2001년 말에는 1억 5,000만 명에 이를 전망이다. 이에 따라 한국이 경쟁우위를 가진 CDMA시장을 중심으로 중국시장 진출 가능성이 커짐에 따라 이동통신 단말기의 대 중국 수출은 유리하게 작용할 것이다. 그러나 다른 한편으로는 첨단기술제품이 아닌 일부 품목의 경우 선진국으로부터 기술을 획득한 중국 통신 기기업체들의 저가 공세로 한국의 입지가 약화될 수도 있다.
4. 결 론
중국의 WTO 가입에 의한 효과는 시장개방, 관세율 인하 및 비관세장벽의 제거 등으로 나타날 것으로 보이는데 이는 우리 나라 IT 산업의 수출 돌파구이자 또 다른 위협이 될 것이다.
전체적으로는 시장확대에 따라 우리 기업의 중국시장 진출을 확대시켜 줄 것이라는 전망이 우세한 편이나 적절한 대응에 실패할 경우 오히려 악재로 작용할 소지도 남아 있다. 특히 단기적으로 중국의 관세 인하와 비관세장벽의 완화조치로 주요 선진국 제품의 중국시장 집중현상이 심화되어 가격인하 경쟁이 격화되어 기업의 채산성이 악화될 수도 있다. 또한 아직까지는 중국의 소비재 수요를 확대 시킬 수 있는 유통기반이 미약한 상태이고 수출품목 구조가 일부에 국한되는 취약성을 보일 수도 있다.
다른 한편으로는 시장개방과 첨단기술 흡수라는 중국 정부의 정책으로 외국기업의 기술과 자본을 유치한 중국 IT 기업의 경쟁력이 높아져 미국을 비롯한 제3국에서의 시장경쟁이 확대되고, 한국시장을 잠식하는 역효과도 우려되고 있다. 따라서 중국의 WTO 가입에 따른 효과를 극대화하기 위해서는 우리 IT 기업들의 경쟁력 강화가 필수적이다.
이를 위해서는 우선 IT 산업 수출품목 구조를 첨단기술 제품으로 신속히 고도화 시킬 필요가 있으며 고부가가치 제품 수출경쟁력 강화를 위한 기술개발력 향상과 현지영업, 마케팅 강화에 주력해야 할 것이다.
또한 중국 IT 기업과의 합작, 제휴관계를 확대하고 수평적, 수직적 분업 관계를 강화시켜 나가야 하며 중국에 대한 단독 진출이 어려울 경우에는 홍콩 등의 화교자본과의 협력도 고려해 대처방안을 마련해야 할 것이다. 다른 한편으로는 중국 IT 산업발전에 대한 치밀한 조사분석과 중국시장 전문가를 양성해 중국 내 전문가나 산업체와의 인적 네트워크 구축을 마련해야 할 것이다.
중국의 WTO 가입과 관련하여 막연한 기대는 금물이며 진출이 가능한 전략 종목을 선별하여 지역별/계층별로 세분화한 목표시장을 설정하여 현지 실정에 맞는 합리적인 마케팅 활동이 필요하다.